2020년 5월
우리부부는 결혼식을 올렸다.
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신혼여행을 해외로 다녀올 수는 없었지만, 그래도 팬데믹의 초창기였던 덕분에 사람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.
우리가 자리를 잡은 신혼집은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30년된 구축아파트였다. 크기는 전용 50㎡에 방이 두 개인 그 아파트는 작지만 둘이 살기에 적당했다.
비록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나름대로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었고, 무엇보다 화장실, 몰딩, 샷시까지 올수리를 조건으로 하는 전셋집을 계약할 수 있었기에 마음에 쏙 들었다.
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양가에서 몇 억을 지원하여 집을 산다는 얘기를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, 우리는 그런 형편이 되지 못했기에 매매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전세로 신혼집을 구했다.
당시 나는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, 남들보다 조금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.
늦은만큼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생활비를 보태고 학자금을 갚아나갔다. 그 결과 결혼할 때에는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었고,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내게는 큰 금액인 2~3천 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.
내가 구한 신혼집은 매매가가 2억이 조금 안되었고 전세가가 1억 7천만원이었는데, 그 중 1억 4천만원은 전세자금대출로, 부족한 3천만원은 내가 모아두었던 돈 일부와 신용대출로 해결했다.
전세지만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넣어도 부족했다. 그래도 차량 한 대는 필요하여 역시 내가 모아두었던 돈 일부와 신용대출로 구입했다.
아내는 여느 신부와 마찬가지로 혼수를 마련해왔다.
아내 역시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꾸준히 돈을 모아왔기에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모았지만, 그 돈은 나중을 위해 손대지 않기로 했고, 정말 중요한 순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.
그렇게 나는 신혼집과 차량을, 아내는 혼수를 마련해왔다.
그런데 신혼집을 구하는 과정에서, 특히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.
비록 올수리를 조건으로 하는 집이었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만족스러웠으나, 기존의 집주인이 새로운 집주인에게 매도를 하고, 새로운 집주인이 전세를 끼고 그 집을 사는 형태, 즉 갭투자를 하는 집에 들어간 것이었다.
살면서 전세계약을 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데, 집주인들간에 매매가 일어나는 상황에 내가 껴있는 것이, 뭔가 평범한 것 같지는 않아 괜히 긴장이 되어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머리가 더 아팠다.
일단, 갭투자 여부를 떠나 집값이 2억원인데 1억 7천만원의 전세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해서 고민했을 때, 나는 그 아파트의 매매가가 오랜기간 2억 언저리에서 오가는 것을 확인했다. 따라서 전세가율이 80%를 넘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. 보증보험까지 가입할 테니 말이다.
실제로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동안 전세가율이나 갭투자 여부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지만, 의외로 계약체결 과정에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.
바로 현재 집주인과 바뀌는 집주인 중 누구와 계약을 체결할 것이냐는 문제였다.
어떻게 보면 간단한 문제지만, 나에게는 상황이 일반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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